초등학교 시험도 컴퓨터로?
최근 초등학교 시험까지 컴퓨터로 본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. 언뜻 들으면 효율적이고 시대에 맞는 변화처럼 느껴집니다.
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고, 교육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죠.
이제 아이들은 시험지를 펴기보다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게 됩니다. 채점은 자동화되고, 결과는 데이터로 분석되며, 개개인에게 맞는 피드백도 제공될 수 있습니다. 교육계에서는 이를 미래형 평가로 내세웁니다.

하지만, 그 속도만큼 아이들의 마음도 따라가고 있을까요?
초등학생은 아직도 손끝으로 세상을 배우는 존재입니다.
연필을 쥐고, 지우개로 오답을 지우고, 다시 고쳐 쓰는 그 과정을 통해 '생각하는 법'을 배우는 시기입니다.
느리고 서툰 글씨 속엔 그 아이만의 성장이 담겨 있죠.
디지털 시험은 그런 ‘과정’을 지워버리고, 결과만을 남깁니다. 정답과 점수, 정확도와 속도.
효율적인 시스템이 아이들의 감정과 호기심까지 포괄해 줄 수 있을까요?

모든 아이가 '공평하게' 컴퓨터를 다룰 수 있을까
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도 있지만, 그렇지 않은 아이도 많습니다. 환경의 차이가 곧 실력의 차이로 오해받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. 시험은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하고, 아이들의 ‘배움’을 평가해야 하지, 디지털 적응력만을 보는 지표가 되어선 안 됩니다.
기술은 도구일 뿐, 교육의 목적이 아닙니다
교육은 사람이 사람을 키우는 백년지대계 [百年之大計] 입니다.
기술은 그 여정을 도울 수는 있어도,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.
빠르고 정확한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느리더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, 스스로 표현하는 용기입니다.
아이들이 연필을 놓고 키보드 앞에 앉는 이 시점에서,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.
진짜 배움이란 무엇인가요?
그리고 그 배움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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